[헤럴드저널] 충남문화재단, '이제는 금강이다' 금강탐사대 문화탐사
김성선 오지여행가 17.11.05
[환경탐사] 금강탐사대
충남문화재단, '이제는 금강이다' 금강탐사대 문화탐사
금강 종주단과 함께하는 '금강 따라 걷는 옛길 여행'
[헤럴드저널 11월호] 글 김성선 오지여행가(여행문화학교 산책 대표)=‘이제는 금강이다’의 금강탐사는 금강 살리기 운동의 일환으로 펼쳐지는 환경생태 보존운동으로 지역발전의 활로를 찾고자 하는 의미에서 중부권의 젓줄인 금강을 젊은이들이 찾아나서는 행사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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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탐사대의 삼총사, 류승룡-김종술-김성선 대장(좌)이 즐거운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이정호 작가) |
이번 금강탐사대 24일 간의 금강탐사에 필자가 대장을 맡아 진행하게 되었는데 행사를 진행한 과정과 결과에 대하여 헤럴드저널 기고를 통해 게재하고자 한다.
행사는 지난 8월 31일부터 9월 23일까지 꼬박 24일간으로, 금강유역 일대 8개 시·군(장수, 금산, 세종, 공주, 청양, 부여, 논산, 서천) 구간에서 ‘이제는 금강이다’의 무사종주를 기원하는 기원제를 시작으로 탐사를 시작했다.
‘이제는 금강이다’는 충청남도와 한국중부발전, 충남문화재단이 주최하고, 지역 문화원과 예총이 주관하는 행사로, 전년도 사업을 통해 금강유역의 문화·예술·인문학·역사적 가치의 발견과 관광브랜드로서 발전의 가능성을 제시한 사업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올해 사업은 금강 전역을 24일간 종주하는 종주단과 지역별 20여명의 탐사대원으로 구성된 지역탐사대가 함께 행사를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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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탐사대 대원들이 한적한 가로수길을 갇고 있다(사진=이정호 작가) |
종주단원으로는 소설 <금강>, <창천이야기>, <그 겨울의 외출> 등을 집필한 소설가 김홍정 작가와 독도사진 작가이며, 여러 차례 독도사랑 사진전을 개최한 이정호 사진작가, 대전·충청권에서 활동하며 금강유역의 다큐멘터리, 영상콘텐츠를 제작해 온 영상제작자 정경욱 감독이 함께했다.
이는 금강의 새로운 문화예술 자원을 발굴하고, 세 전문가들이 함께 24일간의 종주를 기록한 책자와 영상물로 제작된다. ‘이제는 금강이다’는 금강 탐사와 더불어 전년도에 높은 호응을 얻은 금강유역 문화예술인이 함께하는 인문학콘서트와 금강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어우러지는 문화예술 공연들이 펼쳐졌다.
인문학 콘서트로는 박범신 작가, 김홍신 작가, 신광섭 관장, 오봉옥 시인, 양해남 평론가, 복권승 전문가가 함께했다. 탐사는 금강 강변뿐만 아니라 지천, 금강유역의 명소를 포함해 레프팅, 모터보트, 황포돛배 체험 등으로 볼거리와 즐길 거리 가득한 경험을 하는 기회가 됐다.
특히, 이번 행사에 ‘금강 따라 걷는 옛길 여행’이라는 주제로 이루어지는 만큼 금산 자연의길 걷기, 세종 조치원 원도심 골목길 투어, 공주 유구천 지천길 걷기, 공주 원도심 투어, 강경 근대문화길 걷기 등 지역별 주제가 있는 걷기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각 프로그램에는 지역의 전문가와 문화해설사의 ‘금강 옛길’의 재미난 이야기와 설화, 역사 해설이 제공됐다. 그리고 이 행사는 최근 보편화되어 있는 SNS를 통해 금강탐사대의 실시간 온라인 생중계를 실시해 많은 호응을 얻었다. 생중계를 통해서 직접 참여하지 못한 지역의 아름다운 풍경과 해설, 체험들을 간접 참여하는 기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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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금강이다'의 금강탐사대는 금강유역을 걸으면서 역사와 문화를 함께 탐사하는 인문학 여행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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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대와 함께 현지의 지리적 역사적 이야기를 나누며 걷고 있다. 설명하는 오른쪽이 김성선 대장(사진=이재형) |
금산…지역 전문가들의 금강 문화예술, 역사의 재발견
특히 이번 탐사에 지역탐사의 기회도 주어졌는데, 금산 지역탐사는 지역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기존 금산에서 시도하지 못했던 구간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탐사를 실시했다.
금산 부리면 방우리에서 수통리 명주골여울 까지 보트를 이용해 금강물길을 따라 펼쳐진 적벽 강을 체험에는 탐사대원들의 환호 속에 진행됐다. 금산역사문화연구소 김준연 소장이 함께하며 방우리와 수통리 인근에 얽힌 ‘사람 이야기’를 실감나게 풀어냈다.
김홍정 소설가와 이정호 사진작가는 방우리 탐사를 통해 사진으로 본 방우리에서 마을의 어원을 찾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필자는 생태탐사를 많이 해 온 터라 구간의 천내습지를 탐사하며 가시박 등 외래종의 자연 생태계 파괴 등에 대해 대원들에게 상세히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감 자연환경 생태보호를 위한 관심을 촉구 했다. 금강 구역 천내습지는 사람의 손길이 많이 닿지 않은 지역으로 타 지역 습지보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존하고 있는 소중한 자원으로 우리가 보존하고 가꾸어 가야한다.
금산의 휴양명소인 십이폭포에서는 지역탐사대원들과 각 폭포들을 답사하고, 폭포에 새겨진 서각들을 확인했다. 바위에 새겨진 글씨에 대한 이야기는 금강 종주 완료 후 제작될 책자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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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유역으로 들어가는 탐사대 |
대원들은 단순한 지역탐사를 넘어, 지역민과 관광객들과 소통을 위해 ‘임희재 문학제’에 참여해 지역민들과 금강유역의 문화예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공연을 즐겼으며, 기러기공원 인근에서 캠핑을 즐기는 관광객들과 버스킹 공연을 즐기는 등 금산 지역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특히, ‘이제는 금강이다’ 사업의 일환으로 용화리 용강서원에서 금산문화원과 금산예총이 주관한 용강풍류전에서 금산국악관현악단의 국악관현악 공연과, 퓨전 국악소리꾼 장군의 공연으로 지역민과 참여자들의 흥을 돋웠다.
이후, 영화평론가이자 수집가인 양해남 씨의 금강 지역에서 자란 영화 수집가의 이야기를 주제로 토크콘서트도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는 ‘이제는 금강이다 금산지역탐사대’의 주관기관인 금산문화원 이철주 원장과 금산예총 정기수 회장이 참석했으며, 길성용 금산읍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마지막 날에는 금성산술래길 걷기를 통해 금산의 역사를 체험하고, 칠백의 총에서 전통공연을 실시해 구간 행사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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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유역에서 별을 보며 야영하는 또 다른 금강 탐사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
"4대강 때문에 황폐해진 금강 걸으며 마음이 아팠다"
이른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계속되는 장장 24일 간의 일정. 뽀얀 얼굴과 팔등은 까맣게 변했다. 덥수룩하게 자란 수염에서 남성미가 물씬 풍긴다. 해어진 등산화는 그간의 고통을 말해주고 있다.
이렇게 하여 충남문화재단이 야심차게 추진한 ‘이제는 금강이다’ 종주단이 금강 탐사 24일간의 장정을 마쳤다. 금강유역 총 길이 394.79km 중 8개 시·군(장수, 금산, 세종, 공주, 청양, 부여, 논산, 서천)을 돌아 종착지에 도착했다.
9월 23일 오후 7시 충남 서천군 미디어센터 앞에서 기다리던 시민들 속으로 길놀이패의 풍악 소리와 함께 ‘이제는 금강이다’ 종주단이 들어왔다. 지친 기색이 역력한 일행들에게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첫 출발은 서먹서먹 낯설게만 느꼈던 사람들이 서로를 끌어안고 포옹을 했다.
등을 토닥이며 그간의 고통을 위로하며 격려했다. ‘이제는 금강이다’ 무사종주 환영행사가 열렸다. 공연 소식을 듣고 찾아든 300여 명의 주민들이 참여하면서 행사장이 북새통이다. 노박래 서천군수와 신현보 충남문화재단 대표, 오태근 충남 예총 회장과 8개 시·군 문화원, 예총이 총출동했다.
종주단을 대표해서 발언에 나선 김홍정 작가는 “장수부터 서천까지 흐르는 금강은 지역별로 각각의 아름다운 특색을 가지고 있었다. 금산 적벽강의 우람한 모습은 자연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다. 미호천과 금강이 만나는 세종강, 창벽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웅진강, 역사를 품은 백강, 강경과 논산의 너른 들판을 적시는 황강, 비단처럼 찬란하게 빛나는 서천을 지나는 금강까지 아름다운 문화와 예술이 살아 있었다. 그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이어 “행사를 위해서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다. 그러나 진짜 지원은 각 지역에서 살고 계시는 충청도민들이었다. 가는 곳마다 환영해 주었고, 가는 곳마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 주었다. 금강 주변에 사람이 살았고, 살고 있고, 앞으로 살아갈 것이다. 그분들이 보내준 마음을 고스란히 12월에 발행되는 ‘이제는 금강이다’ 보고서에 담으려 한다. 그분들의 따뜻한 마음이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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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간의 금강탐사 일정동안 강 길과 산 길의 숲을 헤치며 걷고 또 걸었다.(사진=이정호 작가) |
금강 탐사 24일 동안 보았던 금강에 대해 나름의 소견을 묻는 질문에 탐사에 참가한 대원들은 이렇게 말했다.
○이정호 사진작가: 금강을 종주하기 전에 압록강을 다녀왔다. 금강은 압록강보다도 더 넓고, 더 크고, 더 아름다웠다. 금강은 다양한 지역들과 어우러져 있으면서도 좋은 곳이 너무 많았다. 이렇게 좋은 곳을 더 좋은 모습으로 볼 수 있도록 지켜야 한다고 다짐했다.
○김홍정 작가: 금강은 충남만 흐르는 강이 아니다. 전북에서 시작해서 충남으로 왔다가 다시 충북, 다시 대전, 다시 충북, 다시 충남으로 흘러들어 서해의 깊은 바다로 흘러든다. 그런데 우리는 충남과 세종시만 걸었다. 이후 행사가 다시 추진된다면 전라북도와 대전시, 충청북도 등 모두가 함께 참여하여 실질적으로 금강이 흘러가는 모습이 전달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간절하다.
○정경욱 감독: 금강의 아름다운 모습만 촬영하고 영상으로 제작을 해왔는데, 이번에 아파하는 금강을 보면서 가슴이 시렸다. 빨리 금강이 살아났으면 하는 생각을 해봤다. 충청의 젖줄이라는 금강, 우리가 아끼고, 살려야 한다. 우리가 다시 복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끝으로 대원들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그리고 평소에 알지 못했던 금강과 충청도의 깊은 면을 새롭게 발견했다.
4대강 때문에 참혹하게 황폐해진 금강을 걸으면서 마음이 아프고 속상했는데, 한편으로 새로운 희망을 보았다.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어려운 청소년들과 함께 금강 길을 다시 한 번 걷고 싶다는 말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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